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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서동 스타벅스에서 쓰다
박무아
2022. 10. 10. 17:34
운서동 스타벅스에서 쓰다
늦은 가을과 낮게 드린 구름
태양이 사라진 사이로 잠시
감춰진 역광
낮게 드린 구름 만큼이나,
기분은 바닥이다.
쓴 맛이 느껴지는
달콤 쌉쌀한 핫초코와 케익은
나의 낮은 텐션을 높이고자
입안으로 들어온다.
기분은 여전히 개울물에
기어다니는 미꾸라지 같다.
함께 온 아들은 디카페인 아메리카노.
이어폰을 낀 아들도 함께 있지만 딴 세상이다.
카페는 현대인의 이야기 공간이자
공부와 사색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었다.
공간에서 잠시 얽혀져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나의 시간을
기억의 갈피에 접어둔다.
요즘 들어 깜박거려 어제 일들조차
되뇌이지 않으면 희미한 음영이 된다.
조기 치매가 아니길 바란다.
아직 50의 나이가 무색하니 말이다.
가로수들조차 서서히 색깔을 바꿔
초록의 물들은 서서히 사라져만간다.
나의 청춘의 계절또한 사라져 가을로
가고 있다. 옆어지는 청춘의 초록마디
만큼 나의 청춘 시절은 시렸다.이제는
여유롭지만
새로운 깊이를 장착해야만 하는 인생의
가을을 맞이한다. 어쩐지 이색과퇴색이
어우러진 카페와 나, 저만치 지는 해와
그리고 청춘들의 열정어린 공부, 그리고
나의 무료한 끄적댐으로 마쳐본다.
2022년 10월9일 운서동 스타버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