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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가볼만 한 곳 '예단포'

박무아 2022. 2. 28. 17:48


예단포에서

처음으로 예단포에 온 것은 어린이집 회식 때문이었다.

예단포에 맛있는 해물탕이 있다기에 두말없이 선생님과 원장님을 따라 나섰다. 썰물 넘어에 물이 나가고 바다끝이 보이지 않아서 가뭇했다.석양이 물들고 있는 그곳에 내 여린 감성들은 그 장면에 시선을 꽂고 셔터를 눌러댔다.


대성포라는 해물탕집에 우리들은 들어갔다. 해물 칼국수여서 그냥 조개만 풍성하게 줘도 맛있게 먹고 가야지~ 왜냐하면 가격이 저렴해서 더 큰 기대를 할 수 없었다.

수다를 세트로 풀고 있는 찰나, 해물탕이 들어왔다. 내 예상은 완전 빗나갔다. 칼국수는 온 데 간 데 없고 큰 남비가득 해물이 실려왔다. 낙지 전복 조개 가리비 새우등 예상했던 것 같은 다른 해물탕에 입이 쩍 벌어졌다.


거기다 밑반찬도 정성들인 도라지 무침 , 총각김치, 과일 샐러드 입맛을 돋게 했다. 1일분에 만원인 밥상치고는
호사스럽다.

그렇게 따뜻하고 넉넉하게 배를 채우고 식당에 있는 달달한 커피까지 축을 내고 그때서야 시선이 밖으로 향했다.  물이 그 순간 선착장까지 들어와 있었다.  고기잡이 배들은 묶여 있고 바다는 석양을 받아 금빛으로 반짝 거리는 시간 작은 바위에 옹기종기 모여 그저 막연하게 바라보는 갈매기들

한쪽 켠에서는 지나간 풍류를 즐기는 나이 지긋한 중년 남자는 큰 음악소리 만큼 노래실력도 그만이다.

아마도 지나 간 청춘의 한자락을 부여잡고 지는 석양을 아쉬워 하듯 뽐내고 있다.

나는 예단포에 물이 가득 메꿔진 것을
보고 덩달아 신이 나 선착장 끝까지 달려본다.


물이 가득해 물침대 같다  밑에 사찰인지 사이비 절인지 모르나 화장실에 딸린 등대 밑에  역사적이지 못한 사찰 하나가 보인다. 남자 하나가 물찬 바다를 찍고 있다. 잔잔해서 신비로운 저녁바다 곧 태양은 질테고 우리의 하루도 물러 갈 것이다. 갈매기도 수직 비행을 포기하고 바위에 앉았다. 더는 접근할 수 없는 바다의 시간 예단포의 저녁 석양을 보면서 발길을 돌린다. 쉼이 머무르는 그 저녁 나도 나의 쉼을 찾아 집으로 돌아왔다. 단아하지만 물이 가득 석양가득한 '예단포' 아름답다.
그리고 난 늘 그 석양과 물 가득한 세상을 잇는 예단포를 잊지 못해 틀림없이 자주 갈것이다.